도잉아트는 오는 2024년 4월 17일부터 5월 18일까지 유재연 작가의 개인전 <밤에 그리러 나갔다가-Night Sketch> 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푸른 밤에 홀로 걷는 이들을 포착해 캔버스에 담아내는 작가의 ‘나이트 워커'(Night Walker) 시리즈를 중심으로 밤이라는 장소에서 더욱 확장된 작가의 상상과 사유의 과정을 담고있다.
이번 작업들은 유재연 작가가 관심을 기울인 자연적인 소재들을 반영하며, 인류 역사에 오랜 시간 동일한 형태로 종종 등장했던 곤충, 나비, 물고기와 같은 형상을 주로 등장시켰다. 인류의 오랜 기록들에서 변함없는 형태로 반복되어온 그들은 특정 문화와 역사 장소 속에서 두려움, 덧없음, 경이로움과 같은 다채로운 정서들을 야기한다. 이러한 형상들은 개인적인 환상으로 가득 찬 홀연한 화면을 유유히 가로지르며 화면의 시공간을 확장한다.
또한 작가가 ‘조각-회화(Piece-painting)’ 라고 칭하는 나무 작업 시리즈도 함께 선보인다. 나무를 조각조각(Piece by piece)으로 나누고 작가의 드로잉을 입체화 시켜 일상속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들을 담으며 축적된 드로잉들이 다층적으로 재조합된다.
이번 작품들은 일년, 열 두 달에 배치된 밤에 관한 이야기들을 담은 조각회화로 각기 다른 날 그려진 드로잉이 모여 새로운 열두점의 풍경으로 탄생되었다.
이처럼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서 밤이라는 장소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상상과 사유의 과정들을 여러개의 공간으로 나누고, 이들을 차례로 지나는 동선을 따라 환상을 현전케하는 회화적 여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이끈다. 작가의 작품속에서 밤을 채우는 창발적인 환상들은 즉흥적이고, 사건적이고, 때로는 계획적인 회화의 속성을 통해 현전한다. 또한 유재연 작가만의 특유의 작업 기법으로 칠해지고, 지워지고, 겹쳐치며 서로 다른 시차에서 떠오르는 다채로운 기억들은 작가가 이야기하는 밤의 정서와 함께 포개지며 저마다의 위치 속에 홀연히 자리잡는다.
고립됨과 동시에 자유로움을 얻는 밤의 장소들을 탐구하며 깊은 꿈의 세계로 들어가는 작가만의 여정을 따라가보자. 마치 작가가 밤 사생을 나가던 그날처럼, 관람객들에게도 이번 전시가 꿈과 현실, 과거와 현재 혹은 미래, 그리고 비인간과 인간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