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잉아트는 10월 23일부터 11월 19일까지 강주리, 곽이브, 국동완, 김미영 네 작가가 참여하는 그룹전 《Traces of Rhythm》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규칙적인 패턴과 구조적 리듬 속에 스며든 미세한 어긋남과 흔들림, 그리고 무질서의 순간에 주목한다. 반복은 기계적인 복제가 아닌 감각과 무의식의 간섭으로 재구성되며, 각 작가의 작업은 이러한 시각적 불일치를 통해 감정, 공간, 생태에 대한 새로운 감각적 사유를 제안한다.
네 명의 작가는 회화, 드로잉,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형태’와 ‘구조’라는 언어를 경유하면서도 그것을 끊임없이 흐트러뜨리고, 재배치한다. 반복되지만 동일하지 않고, 질서 속에서 불규칙이 발생하며, 구조는 완결보다는 개방으로 나아간다. 이들이 구축한 시각적 장면은 정연한 질서만큼이나 예기치 못한 감각의 파열을 품고 있다.
강주리는 자연과 문명의 이미지를 정제된 회화 속 혼성된 구조로 드러낸다. 여러 단선을 교차, 반복하면서 만들어내는 형상들은 고요한 안정감과 생동한 불안감을 동시에 보여준다. 유기체과 무기체의 구분 없는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과거와 현재, 실재와 환영의 경계 넘기로 이끈다.
곽이브는 설치, 입체, 콜라주 작업을 한 공간에 재구성한다. 자르고, 붙이고, 그리고, 만드는 단순한 행위를 통해 유화물감부터 종이, 시멘트까지 각 대상에 맞는 재료를 선택해 조형한다. 도시의 사진과 평면도 등 현실의 단면을 토대로 직관적으로 재구성된 구조물은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들 창조적 사고의 흐름을 보여준다.
국동완은 화면 위에 무의식적 선들을 반복적으로 쌓으며 감정의 흔적을 남긴다. 그의 드로잉은 언어보다 느린 호흡으로 전개되지만, 더 깊이 있는 소통을 가능케 한다. 명확한 서사를 갖지 않으면서도, 그 선들은 개인의 내면이 사회적 감각으로 확장되는 여정을 따라간다.
김미영은 회화를 시각적 경계이자 통과 지점으로 바라본다. 그녀의 화면은 단순한 이미지의 재현을 넘어, 유리창과도 같은 ‘투명한 장막’을 통해 현실의 모호함과 감각의 굴절을 탐색한다. 보는 것과 감지되는 것 사이, 그 불분명한 틈에서 그녀의 회화는 빛, 시선, 질감의 언어로 말한다.
《Traces of Rhythm》은 이러한 감각의 중첩과 틈의 시학에 대해 이야기한다. 반복되지만 고정되지 않고, 구조적이지만 유동적이며, 장식적이면서도 본질적 질문을 놓지 않는 이들의 언어는, 이미지가 단순한 시각적 대상이 아닌 세계를 사유하는 방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전시는 질서와 무질서 사이, 명확함과 모호함 사이를 진동하며, 관객에게 그 틈을 따라 걷는 사유의 리듬을 제안한다.
∙ 전 시 명 : Traces of Rhythm
∙ 참여작가 : 강주리, 곽이브, 김미영, 국동완
∙ 전시기간 : 2025년 10월 23일(목) – 11월 19일(수)
∙ 전시장소 : 도잉아트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325길 9 B1 (11:00-18:00)
∙ 오프닝리셉션 2025년 10월 25일 (토) 15:00~ 도잉아트

